JMnet 사우 입사기
올 상반기 중앙일보 편집국에는 두 명의 경력사원이 입사했다. 신용호(41) 디자이너와 박해리(28) 편집기자가 주인공이다. 신 디자이너는 디자인 전문회사 리퀴드포스에서 경력을 쌓았다. 박 기자는 한국경제신문을 거쳐 지난 2월 서소문에 둥지를 틀었다.
감동있는 지면에 기여하고파
다른 인쇄물과 마찬가지로 신문은 이제 읽는 매체에서 ‘보는 매체’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신문 디자이너 역시 그 흐름에 발맞춰 기사의 밸류를 측정하고, 기사의 핵심을 찌르는 맵시 있는 지면 정리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저는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그래픽·광고 등을 제작하는 일을 했습니다. 직접 만든 광고, 포스터를 많은 사람이 본다는 묘한 흥분과 희열이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듭니다. 지금은 중앙일보에서 다시금 흥분과 희열을 느낄 일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신문을 디자인하면서 ‘디자인’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선배들이 보여준 중앙일보 특유의 감성적 비주얼 요소를 잘 살린 일관성과 유연함을 항상 보고 느끼고 배웁니다.
지금은 키즈팀에서 소년중앙과 키자니아 매거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조금 더 감동을 줄 수 있는, 아이 가진 부모의 입장으로, 그리고 신문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신문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매일매일 일목요연한 편집으로 기사 가치에 입각한 명쾌한 배열과 시각적 독창성에 충실한 좋은 신문 디자인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신용호 디자이너·중앙일보
다시 배우며 시작하는 편집
“조만간 이동 수가 있어.”
지난해 근심 많다는 동료를 따라 점(占)집을 찾아갔습니다. 제 사주를 본 ‘도사님’의 첫마디가 바로 이동 수였습니다. 모 경제신문에 잘 다니고 있던 전 의아했습니다. ‘부서를 옮기나? 혹시 성은 이씨요, 이름은 동수인 운명의 상대가 드디어 나타나는 것인가.’ 여러 생각을 하며 지내던 어느 날, 예상치 못했던 이직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중앙일보 사설을 스크랩하며 논술 공부를 했고, 대학생 때는 중앙일보를 읽으며 언론사 입사를 준비했습니다. 기자가 된 후에도 매일 아침 중앙일보를 가장 먼저, 가장 열심히 읽곤 했습니다. 신문 제목 하나하나를 보며 ‘바로 이 단어, 이 표현이 내가 찾던 것이었어’라며 무릎을 쳤습니다. 그렇게 중앙일보는 제게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마음 복잡하던 어느 날, 조간을 훑어보면서 마음속 답은 이미 정해졌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읽고 싶은 신문, 읽을 만한 신문은 역시 중앙일보뿐이었습니다.
이직한 지 4개월이 넘었습니다. 마감 시간이 달라 일의 리듬이 바뀌었고, 경제신문과 종합지의 차이로 인해 뉴스를 보는 시각도 달라졌습니다. 또 신문에 쓰는 어휘·어법·어투 모두 새로 배우고 적응해야 했습니다.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과거의 저처럼 중앙일보를 보며 입시 공부를 하고, 입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에 새삼 제 일에 대한 무게감을 느끼며 오늘도 열심히 편집을 합니다. 박해리 편집기자·중앙일보